색녀 아니고 열녀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커플 이름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 이도령과 성춘향. , 변강쇠와 옹녀. 한 커플은 변함없는 사랑과 절개를 대표하고, 다른 한 커플은 분기탱천한 섹스의 대명사다. 춘향전을 읽거나 춘향가를 들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동령과 성춘향이 둘 만 있을 때 얼마나 요상 야릇한 짓거리(?)를 하는지는 알고도 남을 터. 하지만 성춘향은 청순하고 절개 있는 여인으로 숭상 받는다. 옹녀 입장에서는 속 터질 일이다. “내가 저년과 다를 게 뭐야!”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창극 <변강쇠 점찍고 옹녀>는 유쾌하고 재밌다. 그리고 옹녀는 그렇게 야한 여자는 아니다. 그녀는 그저 유달리 센 팔자를 타고난 박복한 년일 뿐이다. 남자를 잡아먹는다는 속된 속설 속의 주인공 옹녀는 진정한 내 님을 만나기 위하여 노력하는 여성이고, 또한 그 님을 만났을 때 최선을 다해서 사랑한다. 그 님은 물론 변강쇠다. 우리는 변강쇠를 섹시한 남성으로 상상하지 않는다. 무식한 대물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TV나 영화에서 섹시한 변강쇠를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대부분 희화화 되고 우스운 음담패설의 주인공일 따름이다. 그러한 남자에게 절개를 바치다니 옹녀는 눈이 삐었다고 하겠지만 생각해 봐라. 옹녀는 춘향이 만큼 체제 전복적인(?) 여인이 아니다. 그녀는 자기 주위에서 만날 수 있는 남자를 선택한 현실 순응적인 여자다. 하지만 그 남자를 주무르는 기술은 춘향이가 능히 본받고도 남을 만 하다. 자신의 남자를 지키기 위해 여자가 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총동원하는 그녀의 용기는 유쾌하고 건전하게 느껴지기 까지 하다

 

남녀를 불구하고 사람 셋만 모이면 시작되는 것이 그 얘기다. 그 얘기. 섹스 얘기. 섹스를 했던 얘기나, 섹스를 할 예정인 얘기. 아닌가? 아니면 아닌 척 하고 계속 해라, 섹스 얘기. ‘섹스라는 말이 거북하다면 살짝 말을 돌려 볼까. 우리는 음담패설을 기꺼이 즐긴다. 기분이 아주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 우리는 어떤 말을 하는가? 그 말들 속에는 늘 성기를 지칭하는 말이나 그 성기를 가지고 행하는 행위를 몇 글자의 단어로 만들어 놓은 것들이 포함된다. 아닌가? 아니면 아닌 척 하고 계속 사용해도 좋다. 어쨌든 음담패설은 우리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의 하나다. 나는카타르시스가 비극을 볼 때가 아니라 말로 뱉어 낼 때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단적이 예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때문에 비밀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고, 누군가는 입으로 오르가즘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담패설이 좋은 것이다. 후련해지니까 말이다. 그 후련함을 모두 함께 느끼기에 공연만큼 좋은 게 있을까? 특히나 변강쇠와 옹녀의 이야기라니. 재미질 준비는 모두 끝났다. 그러니까 보고 웃고 집에 가서는 맛보고 즐길 시간만이 남았다. 집에는 변강쇠나 옹녀가 없어서 그러질 못한다고? 그럼 말랑께롱.

 

사진_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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