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의 옷을 입은 사랑의 연가, 뮤지컬 <고스트>

필자가 기억하는 고스트는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린 시절이었지만 내 주변 사람들, 모두가 그 영화를 보지 않은 이가 없었더랬다. 그래서 얼른 비디오가게로 달려가 엄마아빠와 이 영화를 보았다. 너무 어려서인지 영화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고, 언체인드 멜로디 Unchained Melody의 선율만 뇌리에 강하게 남았던 이 영화. 이 영화를 수 십 년 만에 뮤지컬로 다시 만났다.

 

 

 

언체인드 멜로디는 뮤지컬 고스트에서 로맨틱하게 여러 번 옷을 갈아입으며 작품 전체를 감쌌다. 고스트의 뮤지컬 넘버들은 팝이나, 락음악 스타일의 옷을 입고 때론 편안하게, 때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1990년 작인 원작과의 시간차를 느낄 수 없도록 영화 속 스토리 외엔 뮤지컬 적인 요소들로 차별화하는데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판단이 들게 한 몇 가지를 꼽아보자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놀라움을 지닌 무대효과와, 오다메와 지하철 유령등 등장인물의 특징을 잘 살렸던 다양한 음악 장르와 장면의 연출이라 생각한다. 우선 첫 시작부터 범상치 않았다. 허름한 뉴욕의 어느 건물 무대 전면엔 투명한 스크린이 내려져 있었고, 그 안에서 배우들은 공연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두 연인의 사랑이 시작되고 스크린에는 그들의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들이 펼쳐지며 관객들을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고스트의 무대 배경은 대부분 무대 뒤의 영상이 주를 이루었다. 이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표현하는데 아주 효과적이었고, 역동적이고 화려했다.

무대 전면에 사용된 움직이는 길과 같은 도구는 어찌 보면 단순해보이지만 배우의 움직임을 더욱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게 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등장인물의 다양한 공간으로의 이동을 상상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탄탄한 스토리의 원작을 베이스로 했기에, 안정된 스토리와 각 캐릭터의 특징은 무대 안에서 생생히 잘 살아있었다. 그리고 영화와는 차별화된 아이디어들이 있었다.특히 점술사 오다메와 지하철 유령이 부르는 음악은 극적인 설득력을 더했다. 오다메를 표현하는 찬송가스타일의 음악은 그녀의 특징을 더욱 극대화했고, 지하철 유령이 초현실적인 힘을 발휘하며 부르는 힙합음악은 지하철의 어두운 분위기와 유령의 성격을 드러내는데 효과적이었다. 내가 생각한 몇 가지를 비롯한 이 작품의 모든 요소는 샘과 몰리의 사랑의 힘으로 인한, 사랑의 힘을 위한 것이었단 생각이 든다.

 

샘은 사랑하는 몰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죽은 샘과 살아있는 몰리는 다시 만나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을까?”

 

이 힘은 작품을 끌고 가는 아주 큰 축이었다.

 

잘 만든 예술작품의 힘은 감상 후에 며칠 동안 또는 오랫동안 또는 평생 사람들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 힘을 지녔다. 20년도 넘은 오랜 영화가 뮤지컬 무대에 되살아나는 순간 나를 비롯한 모든 관객들은 각자의 추억에 젖었을 것이다. 그리고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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