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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9.02 마약 같은 섹시함! 뮤지컬 <드라큘라> (1)

마약 같은 섹시함! 뮤지컬 <드라큘라>

공연 한 편을 보며 손에 진땀이 나는 것도 잊을 정도로 몰입해서 봤던 게 언제였던가.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것은 한참 오래 전이었던 것 같다. 이 느낌을 내 신체적 경험으로 말하자면, ‘라는 존재성을 잊고 극 속에 빠져 마치 최면이라도 걸린 듯 한 극적 환상효과 같은 느낌이다. 이러한 경우에 빠지는 콘텐츠의 힘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현재 2014년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드라큘라의 경우는 바로 섹시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섹시함 또한 여러 가지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첫째, 신체의 아름다움이 주는 섹시함. 쉽게 말해 육체적 관능미라고 하는 게 맞겠다. 둘째, 직업적 일을 할 때의 섹시함. 이것은 직업에 있어 몸담고 있는 능력이 어필될 때 묻어나는 섹시함으로 말할 수 있다. 셋째, 주변 상황 및 분위기 등 미장센이 만들어내는 섹시함. 넷째 성격에 의해 표정으로 묻어나는 섹시함 등 여러 가지의 섹시함이 있는데 드라큘라의 경우에는 이 모든 요소를 적절히 조화시킨 섹시함의 아이콘이나 마찬가지이다. 또한, 우리는 섹시함이라 하면 여성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릴 수 있는데 드라큘라에서는 단연코 드라큘라라는 남성의 섹시함이 어필되기에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첫 번째, 필자가 놀랐던 부분은 상황적 반전에 의한 드라큘라의 섹시함이다.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가 첫 등장했던 모습은 백발의 노인이었다.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의 호러 공포물을 보는 듯 한 이미지였다. 그 안에서 섹시함이란 이미지는 연상이 되지 않았고, 음습한 분위기로 긴장감만이 상승 되었다. 하지만, 드라큘라가 사람의 피를 빨아 마시고, 젊은 남자의 모습으로 변해 이 작품에서 보이는 진정 드라큘라의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그 모습은 이전 백발노인의 드라큘라의 모습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젊은 남성의 드라큘라모습이었다. 몸짓부터 음성 그리고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뿐만 아니라 외면이 바뀌며 내면 또한 바뀐 모습이었다. 음침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운명적 사랑을 갈구하는 로맨틱한 남성이 되어있었다. 그것은 분명 다른 사람이었다. 하나의 배우에서 탄생된 하나의 배역, 그리고 그 안에서 각기 다른 두 가지의 인물이 표현되었던 것이다. 가장 섹시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이 가장 섹시한 사람으로 변해있을 때, 극 도입부에서 우리가 봤던 드라큘라이미지의 기대선을 이미 그 순간 훨씬 더 넘어 올라섰던 것이다. 이것이 드라큘라를 보며 상황적 반전이 만들어낸 첫 번째 섹시미였다. 이 장면 이후부터는 드라큘라의 등장 때마다 관객들은 숨 죽여 바라보며 환호하고 탄성을 자아낼 정도였으니 말이다.

 

 

                 

 

드라큘라 즉 흡혈귀의 소재는 오늘날 관객들은 어렸을 적부터 익히 접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큘라의 존재에 관한 정보를 오늘날 관객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기에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드라큘라하면 피를 빠는 존재, 불로불사의 존재, 햇빛을 무서워하는 존재, 박쥐를 다스리는 어둠의 왕 등의 정보로 시작되어 90년대 이전의 영화들에서는 드라큘라의 느낌은 공포에 가까웠지만, 오늘날로 다가올수록 섹시함이 더 강하게 어필되고 있다. 이 말을 서두에 하는 이유는 바로 뮤지컬 드라큘라의 미장센이 주는 섹시함을 말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드라큘라의 모든 정보를 본 작품에서는 설명하지 않는다. 바로 표현을 해준다. 그 표현이라 함은 배우의 연기도 물론 있지만, 탁월한 미장센의 효과 또한 컸다. 공연을 보는 내내 이것은 과학의 절정이라고 느낄 정도였으니 말이다. 무대를 보면 어디까지가 건축물이며 어디까지가 영상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여하튼, 극 중 드라큘라는 여러 가지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배우의 실제모습으로도 등장하며, 어둠 속에서 그래픽으로 처리된 박쥐들의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하기도 한다. 또한, 실제 환영과 같은 어두운 그림자, 백색의 그림자효과 등 철저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관 속에서의 등장 또한 말할 것도 없으며, 거인 같은 느낌으로도 등장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 효과로 하여금 어느새 관객들은 오감으로 드라큘라의 존재성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되었다. 나아가 이 미장센의 효과는 드라큘라를 마치 현 세계에서 볼 수 없는 미지의 세계 같은 섹시한 존재로 성장시켜줬다. 마치 그림에서나 볼 것 같은 미지의 인물이 주는 섹시함 말이다. 그림의 사과는 손에 닿을 없는 사과이기에 더 탐스럽듯이... 드라큘라의 미장센은 이 세계의 것으로 형언될 수 없는 이상적 섹시함을 만들어냈다. 이것은 드라큘라의 섹시함을 더욱 강화시키는 척도가 되었다.

 

뮤지컬 드라큘라를 보면 사랑해선 안 되는 남자를 사랑하고야 마는 여자의 모습이 이해가 되듯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인간 본능적 매력. 거부하려야 거부할 수 없는 금단의 마약 같은 섹시함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모든 사람에게 냉혹한 남자가 자신의 여자에게는 한없이 부드럽고, 모두에게 공포의 존재로 비춰지는 남자가 자신의 여자의 눈에서는 로맨틱한 남성으로 그려지는 반전의 미학을 그대로 담아낸 존재가 바로 뮤지컬 드라큘라가 만들어낸 드라큘라이다.

 

관객들은 공연이 한 시간쯤 지났을 무렵부터 드라큘라의 넘버가 시작되고 끝날 때마다 무대가 떠나갈 듯 한 깊은 탄성을 자아냈다. 또한, 박쥐의 움직임 소리와 환영이 보여주는 다크한 색채 그리고 피를 상징하는 진홍빛 색채의 이미지는 어느새 우리의 눈으로 하여금 드라큘라다 하는 기대감을 상승시켰다. 드라큘라의 몸짓, 언어, 미장센 등 그 모습 하나 하나가 왜 이렇게 섹시하게 느껴지는 건지... 그래서인지 드라큘라가 연일 거의 매진행렬을 달리는 이유가 스스로 납득이 되었다.

 

손에 닿을 수 없는, 이상의 세계에 있을 것만 같은 존재! 거부하려야 거부할 수 없는 인간의 본능적 매력! 금단의 사과인 것을 알면서도 먹고야 마는 치명적인 섹시함! 이것을 나는, 바로 드라큘라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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